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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테리

johyuna 2014.02.11 14:58

엄마랑 동생이 약속시간보다 30분 늦었다. 내가 누릴 수 있는 60분이라는 점심시간 중 무려 절반이나 허비한거다. 난 무척이나 배가 고팠고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무지막지하게 신경질을 있는대로 다 내고 겨우 밥을 먹고 나서야 겨우 진정됐지만 이 악마같은 녀석은 버스를 기다리면서 다시 고개를 들었다. 이놈의 버스는 왜 이렇게 안오는거야. 왜 반포부터 신사까지 구간은 늘 가다서다를 반복하는걸까? 횡단보도를 다 없애버려야해. 사람들은 지하로 다니든지 육교로 올라다니든지 하라고. 저놈의 차는 왜 양보를 않는거지? 너무 이기적인거 아닌가? 저기 있는 차는 왜 길 한복판에 주차를 해놨지? 제정신인가? 다 견인해서 쓸어버려야돼.


이게 바로 히스테리지? 미쳐가는가? 회사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나의 짜증은 꼬리의 꼬리를 물고. 이 상태로 가다간 방문을 열자마자 바로 회사라고 해도 짜증을 낼 진구같은 인간이 될거다.


사실 이 짜증의 원인은 회사의 두서없는 일처리 방식을 따르면서 시작됐는데 이게 어느새 내 하루종일을 좌지우지 하고있다. 일단 상명하복의 경직된 시스템. 난 기계가 아닌데~♪ 나를 짓누르는 무력감...

"내일 회의 있는데 UI 만들어 놓은거 있어?" (숨은 뜻 : 난 전달했으니 넌 만들어. 미팅은 내일이야. 컨텐츠? 그건 내 알바 아니지. 그럼 수고~) 거기다대고 완전 프로페셔널하게 "내일까지면 충분합니다! 맡겨만 주십쇼" 이딴거 안됨. 나란 인간은 성격이 너무 칼같아서 안되는 건 죽어도 안됨. 그런 내가, "해보겠습니다 (ㅠㅠ)" 이러고나니 복장 터지고 눈물만 남. 이래서 작은 회사는 안된다고 절레절레 하면서도 대기업가도 힘들어 죽겠다고 욕할 인간임 나는. "몰라! 다 때려쳐, 난 내 사업할꺼야" 뛰쳐 나와도 난 게을러서 안될 인간임. 사회 속에서 정신 수양 몇 년 해야 정신이 들 인간임.


매 순간이 놀랍고 아름답...지 않다. 그렇게 보려고 노력해도 오늘 같은 날이 있다. 오늘 같은 날...이 좀 많다 요샌. 내가 너무나 작고 무력하다는 걸 안다. 조직을 탓하는 건 그냥 현실도피일 뿐이다. 강한 멘탈을 가진 내면이 아름다운 사람이 되자고 해놓고선 이게 뭔가. 셀프 회초리질로 반성하면서 내 안에 있는 열정에 자작자작 불 좀 지펴줘야할 때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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