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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johyuna 2013. 11. 19. 16:31
나는 글을 써야 한다.
이 마음 안에 있는 것들을 어디에라도 털어놓아야 살 것 같으니까.
매 순간마다 힘든 건 아니다.
멍했다가 괜찮았다가 하루에 가끔씩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너에 대한 감정이 짓누른다.

어제보단 오늘이 더 낫다.
어제는 계속 울었지만 오늘은 한 번 울었다.

어제 점심시간 5분 남겨두고 깨워달라 한 뒤 잠들었다. 얼마나 눈을 붙인 걸까. 40분쯤을 엎드려 잔 것 같다. 그것도 일하는 시간에. 
"저 깨우셨어요?"
"아니. 너 더 자라고"

컴퓨터를 다시 켰다.
카톡으로 너의 짧은 답장이 와있다.
고맙단다. 마지막까지 미안해하지 않아서 다행이야.

'누나 눈 와'
그리고 첫 눈오는 사진들

네이버에 첫 눈이 실시간 검색어 1위다.
첫 눈이 오면 영상통화로라도 같이 보기로 했는데.
젠장할, 생각보다 너무 빠르게 그 약속을 스쳤다.

친구가 기프티콘을 보냈다.

캬라멜 마키아토 따뜻한 거 마시고 힘내 현아야.


이렇게 내 마음을 배려해주는 사람이 많은데 지금 난 뭐하는 짓인가. 급 한심하다.

얼른 나로 돌아와 이 거지야.


조퇴했다.

일은 다 했다.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았는데 몇 시간을 가만히 앉아서 자제할 수가 도저히 없었다.

학원으로 향했다.

나처럼 이별을 겪고있는 친구와 만나서 한참을 펑펑 운 뒤

정신차릴 수 있는 말들을 한참이나 들었다.

그래 이건 뭔가 아니잖아.

어서 내 생활을 찾고 다시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워야지.


엄마에게 내 감정이 옮아갔다.

엄마가 울었단다.

엄마 미안해.

2년 만에 작업실에 놀러온 엄마

네가 나에게 보냈던 편지들을 다 읽어보셨다.

네가 자주 부르던 송창식 노래가 하루종일 떠올라서 엄마한테 들려줬다.

난 이소라를 좋아하니까 이소라 버전으로.

엄마가 컬러링으로 해달라신다.

엄마도 나랑 같이 연애하고 이별한 기분인가보다.


왠지 바쁘게 하루를 보내니 널 조금 잊은 것 같았다.

자기 전에 네가 노래부르는 걸 눌러봤어.

한 소절인데도 내 가슴을 찔러서 멈출 수 밖에 없었다.

이젠 이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없다는 생각을 하니까 눈물이 쏟아졌다.


겨우 잠을 청하고

일어나기 힘든 아침을 맞이하고

그렇게 지하철을 타고 출근을 했다.


오늘은 괜찮은가 싶었다.

아무렇지 않게 화장하고 어제 울면서 듣던 노랠 들어도 눈물이 나지 않는다.

회사에 와서 일을 하고 그렇게 괜찮은 듯한 시간들이 지나는데

그런데 갑자기 네가 사무치게 그립고 너와 함께했던 그 시간들이 떠올라서 날 미치게 한다.

네가 나에게 했던 사소한 행동들, 말들, 손을 맞잡고, 서로를 안았던 그 온기들, 그 공간의 조도, 따뜻함 같은것들.

네가 나에게 그렇게 큰 존재였던가?

너의 부재가 이렇게 날 괴롭히게 되다니.

나는 집착녀인가? 나만 이런거야?

너도 그런거야?

그럼 그렇다고 말이라도 듣고싶다.


네이버 실시간에 올해의 단어가 떴다.

selfie

망할. 누르지 말 걸 그랬다.

나랑 영상통화하면서 오지애들한테 selfie한다고 놀림받던 넌데 생각나버렸어.

아무 죄없는 옥스포드 사전이 미워져.

왜 기억의 퍼즐조각 맞추듯, 세상이 너를 향해 돌아가고 있는 걸까?

왜 내 기억은 너와의 추억에서 헤매고 있는지.


네가 현명한 놈이다.

네가 똑똑한 놈이다.

네가 이성적인 놈이다.

누군가는 너가 제대로 된 놈이고 난 아직 꿈 속에서 떠다닌다네.

좋은 남자 만나면 된다. 세상에 더 멋진 놈은 많다.

모두가 날 위로하고 세상의 진리들을 들려줘.

시간이 약이래.

나도 알아.

몇 번 겪었던 거니까.

나도 안다고. 나만 잘 버티고 서면 되는 거.

근데 이게 네 말대로 한 사람이 손을 놓아버리면 끝나는 그런 관계인거야?

당연한 결과고 나만 받아들이면 되는거야?


알아. 나도 널 이해해.

모두가 그렇게 말하듯 너의 의지를 존중해.

그런데 왜 내가, 내가 하고싶은 걸 못하고 있는지, 왜 참고 움츠리고 있는지 모르겠어.

네가 이성적이고 우리를 위해 잘한 결정을 했다고 머리로는 이해하는데 내 마음은 전혀 모르겠대.

넌 왜이리 겁쟁이인지.

좀 더 잘 견뎌내면 더 좋은 날이 있다는 걸 모르는 지.

그냥 마음이 사라졌는데 착한남자로 남고 싶었던 건지.

너의 마음은 왜 그렇게 식은건지, 그게 맞는 건지, 너도 모르는 건지...

솔직히 하나부터 열까지 아직도 모르겠는 것 투성이인데.

너도 잘 모르는 것 같은데.

너는 계속 아니라고 하고.

이렇게 끝내는 게 맞다고 하고.

그렇게 모르는 채로 수긍해야 하는건지.


넌 정말 비겁한 놈이야.

끝까지 해보지 않은 너는 다음에도 그럴꺼야.

나는 늘 끝까지 해보려 했는데 그 끝을 보지 못했다.

다 너같은 녀석이어서 그랬을까?

근데 그렇다고 하기엔 내가 지금 너무 힘들다.

그래서 날 떠난 사람들이 맞는 게 되고 난 틀린 게 된 것 같이 느껴져.


연극은 끝났다.

착한여자 연기 그만하래.

나 하고싶은 대로 하란다.

네가 보고싶다고 난 거기로 가겠다고 개진상을 피우란다.

그럼 네가 날 피하고 차단하고 난 거기서 끝까지 상처를 받고 그리고 포기하겠지?

근데 모르겠어.

아직도 너랑 함께하는 미래를 버리기가 힘들고 나중을 기약하고 싶어.

그래서 함부로 행동하지 못하고, 조용히 이런 블로그 따위에나 글을 쓰고

시간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리고 있는거다.

참 바보같다.


그런데

예전에도, 그 전에도, 그 이전에도 늘 그랬다.

처음엔 남보다 못한 사람이었다가 이젠 완전한 남이되어

길 가다 부딫혀도, 어느 자리에서 마주쳐도 웃으며 안부를 물을 수 있을 것 같다.

그 사람들과 다시 만날 날을 그리지 않고 전혀 그러고 싶지 않은 날들이 지금인데

너도 내게서 잊혀지고 나면 이런 내 모습을, 오늘을 피식 웃으며 받아들일 수 있을까?

지금 당장 그러기가 싫은데, 그런 미래를 생각하면 괴로운데

왜 사람들은 늘 현재보다 미래 사는지 난 이 나이가 먹도록 잘 모르겠어.

헤어지면 이렇게나 아픈데 만날 때의 작은 아픔보다 훨씬 아린데

왜 이런 길을 택해서 억지로 끊어내는 지 모르겠어.

나 아직 어린가.


내 마음을 다 적을 수가 없다.

손가락이 머리를 따라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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