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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치기 당한 날

johyuna 2012.12.22 16:54
진짜 오래간만에 빨래하고 장보고 오는 길에 경치가 너무 예뻐서 정신 나간 채 사진을 찍고 있었다.
집 근처라 번화가는 아니었지만 그렇게 위험한 동네도 아니고 여기 산 지 몇 달 되다보니까 조심성 없이 이어폰 끼고 카메라까지 꺼내놓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동양인이고 여자고 하다보니까 만만해보였는지 좀도둑 놈이 기회를 엿보다가 옆에서 잽싸게 채갔다.
손목에 걸어놨는데 그것도 다 끊어져버렸다.
그 놈이 키도 크고 워낙 빨라서 잠깐 쫓아가다가 한국어+영어 섞인 욕을 정신없이 해주고나니 신고부터 해야겠다 싶어서 길 가는 아저씨한테 폰 빌려서 신고했다.
경찰이 금세 와서 인상착의 물어보는데 나도 정신이 없어서 대충 차림새 정도만 이야기했다.
인상착의를 눈여겨 보지 않은 게 실수였다. 게다가 어두웠고 분명 주변에 CCTV도 없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그 놈은 그걸 노린 것 같았음.

아직도 그 놈이 카메라 채갈 때 그 상황이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난 벙쪄가지고 입에서 뭔 욕이 나오는 지도 모르고 막 쏘아대다가 너 경찰에 신고할꺼다 니 얼굴 다 봤다 이놈아 욕한 것만 기억이 남...
그 카메라 가져가봤자 얼마 벌지도 못할텐데 병신머저리같은 놈이다 그놈도.

2008년부터 사서 여지껏 고장 한 번 안나고 알차게 썼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뺏기니까 어처구니가 없고 경찰 불러서 조서쓰고 했는데 여기는 워낙 좀도둑이 많아서 못찾을 것 같다.
특히나 오늘은 수동으로 사진도 정말 잘 찍었는데... 그게 못내 아쉽다.

아무튼 이렇게 된 마당에 크리스마스 세일 기간 중에 하나 장만해야지.

아이고 내 돈... 내 추억... 우울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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