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버려진 개

johyuna 2012.11.21 08:52



흐엉... 내가 뉴욕까지 와서 또!또!또!!! 이런 일을 겪게 될 줄이야...

집 근처 슈퍼마켓 가는데 웬 개가 마켓 앞에 앉아있었다.

근데 뭐 여기는 주인하고 산책 나온 개들이 워낙 많으니까 대수롭게 여기지 않고 들어갔다.

30분 정도 후에 장을 보고 나왔는데 그 개가 아직도 우두커니 앉아있는 거.


난 그 개를 보고 "왜 아직도 있니 주인 어딨니~" 하면서 쓰담쓰담 했더니 옆에 장 보고 나온 할아버지가 "아니 이 개가 아직도 있네." 이러고 있는 게 한 시간도 더 됐다는 얘기를 하시는 거였다.

맘 속으로는 '설마... 버려진 건 아니겠지'하며 내 표정은 점점 굳어가고... 할아버지 왈. 여기에 개 데리고 왔다가 깜빡하고 집에 가거나, 작정하고 버리고 가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고.

자기는 저번에 개 데리고 나와서 깜빡하고 집에 간 여자도 봤다며. 그리고 버리는 사람도 있는데 아무래도 얘는 버려진 것 같다고 하셨다.

할아버지는 이미 두 마리나 데려가서 안될 것 같은데 네가 데려가는 건 어떠냐고 물으셨다. 안타깝게도 난 학생이고 금방 떠날꺼라 안될 것 같다고...

미안한 마음으로 집에 가려는데 발걸음이 떨어지지가 않는 것이었다.

개 한 번 보고 한 걸음 걷고... 그렇게 다섯 발자국도 못가서 다시 다가갔더니 그 할아버지도 나랑 똑같이 안절부절 못하시고 다시 오심ㅜㅜ

아무튼 할아버지는 내가 자꾸 집에 못가고 있으니까 "누군가는 버리고 가지만 또 누군가는 데려가기도 한다"면서 집에 들어가보라고 하고는 천천히 떠나셨다. 나처럼 안절부절 못하시며...ㅠㅠ


애가 날도 추운데 사람들도 잘 안쳐다보고 묵묵히 한 곳만 보면서 기다리는데 눈물이 핑 돌았다.

제발 깜빡하고라도 간 거였으면 좋겠다. 물론 키우는 개를 잊어버린다는 게 이해가 안가지만.

오는 길에 개들이 주인하고 공원에서 뛰노는 거 보니까 더 집에 못들어가겠고... 지금도 밖에서 그러고 있으면 어떡하지 너무 걱정된다.

그래도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주인없이 계속 서있으니까 힐끔힐끔 쳐다보고 신경쓰는 것 같아선 오랫동안 머물러있지는 않을 것 같다.

근데 내일도 있는 건 설마 아니겠지... 아 너무 슬퍼.

고양이가 버려진 건 봤어도 개가 저러고 있는걸 본 게 처음인데 정말 마음이 아팠다.

제발 별 탈없이 가족 품으로 돌아가길...


먹먹한 밤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