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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세 여자의 변

johyuna 2012.07.08 03:28
요즘 엄마 친구들한테 제일 많이 듣는 얘기가
넌 몇살이니? 시집갈 나이네? 취업은 했어?
그래 이제 뭐할껀데? 남자친구는 있어? 왜 안사겨? 등등

휴 이 글을 볼 일도 없겠지만 변이라도 해보자면. 취업은 올해의 목표 달성을 못하면 해야지요... 나도 마냥 허송세월 하는 것은 아닙니다. 완전히 열심히 하지 않으면서 걱정만 한 가득인 내가 부끄러운 요즘이지요. 거기다가 귀 얉은 우리 엄니한테 요샌 너무 여자가 학력 높아도 안좋다느니 모두가 취업난인데 다시 들어올 거 굳이굳이 돈 써서 나갔다오냐 다 소용없다 감놔라 배놔라 하는 아주머니들 들으시오. 내가 유학을 가든지 말든지 년간 억대로 통장에 넣어주지 않을테면 이제 그만 조용히들 하시오.

그리고 남자친구는 왜 없냐하시면 아놔 나도 모르겠넹 내가 못난건지 뭔지 나도 모르겠어요. 나도 애인 생기면 좋겠다고도 생각함 가끔 외로움도 느낌. 이제 가는 사람 안잡고 오는 사람 안막음 그러니 내가 눈이 높은게 아님. 그러나 할 것도 많고 그냥 모든게 다 마땅찮은 상황이며 그렇다고 누가 있는 것도 아님. 차라리 시원하게 들이대주면 못이기는 척 하고 받아주겠는데 요즘엔 또 그런 호방한 사내들이 없다오. 내가 나이 스물 일곱씩이나 되서 남자 뒷꽁무니나 따라다닐 순 없지 않겠음? 하여간에 내탓은 아니고 남탓이라도 하고싶은 심정 됐고, 댁의 자식농사나 잘 지으시오.

에혀 이래가지고 결혼은 할 수나 있을런지... 아줌마들이 중매 서줄꺼요? 다들 말들이 무지하게 많소. 안그래도 요샌 주마다 예식에 가게되니 더 서글픈 하루하루네. 딱히 결혼을 빨리 하고싶은 것도 아니고 누가 있어야 하지요. 지금 안그래도 연애세포 죽어가는데 우리엄마는 내 맘도 모르고 자꾸 남친 만들라네? 남친 소개시켜주면 이러네 저러네 호구조사부터 들어갈텐데 그 놈은 나이가 몇이냐 뭐하는 애냐 학교는 어딜 나왔냐 부모님은 모하냐 사는 동네는 어디냐 아이고... 첨에는 우리 어무니 너무 속세에 물드셨네 생각했지만 부모 마음이야 다 그런 것 같기도 한 듯.

요새 드는 생각인건 여자가 아줌마가 되면 굳이 셋이 모이지 않아도 그릇이 깨진다는거?
그 여편네 남편이 어쩌고, 아들이 어디에 취직했네, 사위 자랑 꼴 보기 싫다, '사'자 들어가는 직업들 얘기, 애를 미국에서 낳았네 집이 어디고 뭔 백을 들었다더라 얼굴에 보톡스를 맞았네 필러를 맞았네 지방을 넣었네 어딜 당겼네 등등... 아줌마가 되도 여자는 여자구나 싶다. 남편, 아들, 사위 그리고 외모 등등 이런 공통의 관심사는 지금 내 상황에서 봤을 땐 전인류적인 수준이다.

하여간에 원래 여자나이 20대 후반이면 이런 얘기 듣는게 정상인건가 이제 시작이겠지. 천만 다행으로 우리 부모님은 나 졸업한지 1년 넘었는데 아직까진 별 소리 안하고 지켜봐주신다는거랑 아직도 지지해주시는거... 더 열심히 해야지되는데 에라이 모르겠다. 뭐 운명에 맡길란다. 공부고 직업이고 남자고 뭐고 괜히 울쩍하네.

외적 요인에 흔들리지 말고 힘내야 되는데 별 시덥잖은 소리에나 흔들리고 최선을 다하는 것도 아닌 두려움만 앞서서 전진하지 못하고 있는 나날. 정신차리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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