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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월이다. 삼월.
삼월 둘쨋날 부터 일을 했다.
아주 오랜만이다. 나는 일을 하고 집에 들어왔다.
오늘은 1시부터지만 내일은 10부터일 것이다.

1월 말에 일을 그만두고 집에서 집안일이나 하고 빈둥이 생활을 했다.
포스팅은 못한 이야기였지만 우리집 막내둥이 나니가 암선고를 받았다.
물론 확진은 아니고 조직검사가 필요하단다.
그래서 돈이 필요했다.

나는 더 쉴 수가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더이상 내 곁에서 떨어트리지 않기로 했다.
어떻게든 내가 끼고 살기로 결정했다.


이력서-

몇 번의 지원
그리고 연락이 왔고 오늘부터 나가기로 했다.
고작 아르바이트였는데 왜이렇게 일구하기가 힘든지.
왜이렇게 지치던지.
단순 노동에 잡일 뿐이었지만 난생 처음 겪는 사무적인 분위기는 당췌 적응이 안된다.
내 옆에서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 깜짝깜짝 놀라고, 벨 소리가 1번, 2번이 지나면 내 땀도 주륵주륵
이걸 받아야 되나 말아야 되나. 누가 빨리 안받나. 받으면 뭐라고 하지? 어떻게 받더라? 뭐눌러야되지?
그것부터 시작해서 전화 받으면 다짜고짜 할 말부터 하는데 너무 빨라서 메모하는 손은 느린데다 머리는 굳어지고.

학교를 다닐 때는 난 이런 일 따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는데
결국 내 전공으로 인정받지 못하면 이런 사무직을 택할 수 밖에 없는 거였다.
인정하긴 싫지만 진짜 '일로써' 즐겁게 일할 일터따윈 없는거였다.

고작 하루 겪고 하는 생각이지만
사회에 나갔을 땐 크게 달라지지 않는 얘기겠지.

오늘 나는 일을 시작했고 내 친구들은 공부를 시작했을테지.
새로운 교수를 만나고 복학생들을 만나고 시끌벅적, 그리고 의욕적인 생활을 시작하겠지.
내가 선택한 것이지만서도 부럽다. 그냥 하고싶은 공부하면서 놀면서 웃고 떠들면서.
내년이면 나도 다시 그런 생활로 돌아갈꺼고 금방 학생인 걸 후회할 수도 있겠다.

후회...
가장 후회되는건 지금보다 더 어렸을 때, 한살이라도 더 어렸을 때
이런 경험을 하고 깨달았더라면 지금의 나는 조금 더 달라지지 않았을까?
그랬더라면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해서 더 빨리 고민하고 노력했을텐데.
그 점은 조금 아쉽더라도 접자.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지금은 약간 상태 메롱이라는거.
뭐 삼사일 후면 금방 나아지겠지 싶지만서도 참 갑갑하다.



지금보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난 뭘 하고 있을까?
직장을 두고 일을 하게 된다면 오늘같이 생활해야겠지.
이런 분위기는 싫은데.
어떻게든 나만의 특기를 연마해서 진짜 존중받고 즐겁게 일할 수 있어야 하는데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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