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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6일 밤, 김수환 추기경님의 선종소식을 듣고 가족들과 18일에 명동성당에 갔다.
추모미사를 드리고 나서 조문을 하기 위해 줄을 서려고 보니 인파가 몰려서 그 줄이 명동 일대를 에워싸고 있었다.
게다가 밤 12시까지 밖에 조문을 받지 않는 관계로 집에 돌아가서 19일 새벽에 다시 이 곳에 오게 되었다.
조문은 아침 6시 30분 부터 시작이었는데 가족들과 6시 30분에 도착하니 이미 조문행렬은 어제와 같은 상황이 되었다.



조문행렬의 끝을 찾으려고 명동성당부터 쭉 올라갔는데 결국엔 명동역을 지나, 우리 은행을 지나있었다.
그래도 우리는 7시가 다되어 줄을 서서 그정도였지, 조문 마지막 날이어서 조문객도 최고조에 이른 상태였다.
우리가 도착한 이후 시간에는 사보이 호텔을 넘어서까지 행렬이 길어지지 않았나 싶다.


우리 은행을 지나서 계성초등학교 근처까지 갔다가 거기서 다시 돌아서 세종 호텔 쪽으로 가는 데 약 2시간이 소요되었다.




사진에서 보이듯이 U자로 갔다가 다시 돌아나오는 형태의 줄 이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서 있었다.


이 곳이 세종호텔을 지나 사르트르 성바오로회 근처.
굉장히 추운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어르신들이 굉장히 많이 나오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웃음을 잃지 않고 서로 대화를 나누며 추위를 이겨냈다.
이 쯤에서 발가락에 감각이 없었다는... 따뜻하게 챙겨입었는데 발까지는 생각 못했던 것!ㅠㅠ




명동성당에 진입한 모습. 약 3시간 동안 기다린 후에야 들어올 수 있었다.

여기서 10분정도 걸려서 바로 성당 내부로 들어갈 수 있었는데 모자, 목도리 같은 것은 다 벗고 가벼운 목례만 할 수 있었다.
조금 아쉬웠던 것은 추기경님을 뵐 시간이 짧았고, 우리가 들어가려고 할 때 어떤 분들이 기다리지 않고 바로 들어가서 추기경님 바로 앞에 서 계셔서 앞이 가려졌었다. 3시간 기다린 것 치고는 약간 힘빠지는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성당 내부에 들어가니 형언할 수 없는 기운이 가득 차 있었다. (물론 좋은 기운) 그 분이 마지막 가시는 길까지 좋은 기운을 나누어주고 가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아주 어렸을 적, 돌아가신 친할머니(독실한 크리스천이심)께서 나를 업고 다니시면서 추기경님도 만나뵙고 말씀도 나누셨다고 부모님이 이야기해주셨다. 물론 난 기억은 안나지만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뭔가 그분께 알 수 없는 친근감이 든다.

나는 비록 독실한 신자는 아니었지만 이번 계기로 인해서 나 자신과 삶이라는 것, 그 밖에도 여러 생각들을 하면서 고민하게 되었다. 앞으로는 성당에 자주 나가야 겠다는 생각도 했고... 비록 몸은 얼음장처럼 차가워졌지만 기다리면서도 다른 분들과도 많은 얘기를 나누었고 (다들 나이가 많으신 분들이었지만) 사람에 대한 정이란 것도 느꼈던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다. 마지막에 그분이 하셨던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 이 말씀이 계속 가슴에 남았다.

김수환 추기경님에 대해서는 잘 몰랐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전파하고 가신 것은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의 축복 속에서 가셨으니 하늘에서도 분명 행복하게 웃고계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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